프로덕트 팀이 이제 막 꾸려지기 시작했을 시기에 입사해 체계가 전혀 잡혀있지 않았다. CTO님과 함께 그 체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 또한 나의 몫이였다 처음 서비스 기획/디자인과 동시에 운영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고통스러웠다. 매일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데일리 회의를 진행해 서로의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매 스프린트 종료 직전 다음 스프린트의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배분하는 일은 서로에게 불편한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감시받는 느낌도 들고 수평적인 구조에서 내가 상위에서 팀원들에게 일을 시키는 느낌도 들어 불편했다. 모두가 진행 상황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서로 조정해 나가면서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팀원들이 나를 믿고 조금은 강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을 괜찮다고 응원해줌과 함께 스프린트 회고 시 적극적인 피드백을 주어서 스프린트마다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다.

애자일을 운영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데일리 스크럼 회의였다. 모두가 피곤한 아침 시간 회의에서 간단한 스몰토크와 커피로 잠을 깨고 말랑말랑한 분위기에서 진행 상황을 공유해 나를 포함한 모두가 더욱 솔직하게 상황과 의견을 전달할 수 있었기에 힘든 스프린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았다. 또한 동료들의 업무 속도,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어서 유용한 시간이었다. 처음 두 스프린트는 동료들의 업무 속도, 능력을 파악하지 못해 과한 계획을 세워 기간 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아마 데일리 스크럼 회의를 단순한 업무 보고 정도로만 여긴 탓일 것이다. 처음 두 스프린트를 제대로 완료하지 못한 후에는 데일리 스크럼 회의에서 팀원들은 발표에 집중해 각자의 업무의 속도, 스타일 등을 파악해 업무를 나눴다. 그러다 보니 일정 산정이 쉬워지고 상부에 보고하거나 그들의 요청 사항을 더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